데이터 이야기인줄 알았지만 교육 이야기였던 책에 관하여

2024. 1. 25. 13:39주빵쓰의 심리학 이야기

반응형

'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이 책은 나와 대부분의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책이다.

평균의 종말, 즉 평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책의 저자는 평균의 한계를 인식하여 개개인을 존중하는 개개인성의 3원칙에 대해 설명한다.

개개인성의 3원칙은 다음과 같다: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사실이 몇 가지 있었다.

- 학교 종의 도입 배경은 미래의 직장 생활(공장)에 정신적 준비를 갖추게 하려는 차원에서 공장의 종을 흉내낸 것이라는 사실.

- 공교육의 목표는 계몽화가 아니라 가능한 많은 개개인을 똑같은 안전 수준으로 강등시키고 표준화된 시민을 길러내고 훈련시켜 반대의견과 독창성을 억누르는것.(이건 교사로서 동의하는 바이다. 학교 교육은 순응하는 인간을 길러낸다.)

- 기업, 학교, 정치인들 모두가 개개인성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작 현실은 시스템이 더 중요하게 설정되어있는 상황.(이것도 직장인으로서 동의하는 바이다.)

나는 개개인성보다 시스템이 우선되어야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싶었다. 그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시스템이 우선되어야 사회가 안정되고, 시스템 속의 사람도 안정된거 아닌가 싶었다. 공교육은 시스템에 잘 순응하는 사람을 길러내고, 순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사회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 단정짓는다.

또한 공교육의 평가에 따라 사람을 똑똑하고, 멍청하다고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똑똑한 사람은 여러 방면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교육 수준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그렇지 않다. 들쭉날쭉하다.

또한 학교의 성적, 표준화시험의 성적, 직업생활의 성공은 상호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한다. 

사실 교사로서 이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교사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예의바르며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이 잘 됐으면 좋겠다.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며 친구들을 하인 대하듯 부리고, 좋지 않은 성적을 가진 학생은 잘 안됐으면 좋겠다. 그게 세상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기말이 되면, 나는 개별 학생의 전반적인 학교 생활에 비추어 이 학생은 ~~이러한 학생이다라고 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예를 들면 성실하다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들을 적는다. 그런데 이런 특성을 보이는 것은 그 학생이 '학교'라는 특정한 맥락에서 행동하는 것을 판단한 것이다. (이 저자에 따르면) 생기부에 적히는 내용들도 학생이 학교라는 맥락 안에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므로 단정짓지 말하야 한다.

(이 저자에 따르면) 할머니와 있을 땐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지만, 학교 친구들과 있을 땐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저런 맥락에서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이유가 뭘까?'라고 생각해야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공격적 성향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를 떠올리고, 공격적인 행동이 지각 있고 분별 있게 느껴질 만한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로 상대편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맥락을 상대편에게 투영하려고 하는 모습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참... 어려운 이야기이다. 내 생에선 이 저자처럼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

어떤 직장 동료가 이런저런 맥락에서 아무리 봐도 '까탈스러운' 사람 같아 보이더라도 회사 밖에서는 의리 있는 친구이자 자상한 언니이자 정겨운 이모일지 모른다. 또 그 점을 알고 나면 그 직장 동료를 함부로 판단하기가 힘들어진다. 선뜻 비호의적인 성격 특성 하나만으로 단정지으면서 그 동료의 인간으로서의 본성, 즉 그 동료의 복잡성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 사람에게는 당신과 그 사람 둘이 함께 놓여 있는 그 순간의 맥락만이 전부가 아님을 명심한다면 마음의 문이 열려 본질주의 사고로는 어림없는 수준의 넓은 도량으로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게다가 이런 이해와 존중은 우리에게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긍정적 관계의 토대다.

 >> 양자역학같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흔히 어떤 특정 목표에 이르는 경로는 저 밖의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걸어갔던 사람들의 잘 닦아놓은 경로를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나의 경로'를 닦으며 살아간다. 익숙한 이정표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내가 올바른 길에 서 있는지를 판단할 유일한 방법은 그 길이 나의 개개인성과 얼마나 잘 맞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10대에는 공부하고 대학교에 합격해야하며, 20대에는 취업해야하고, 30대에는 결혼하고 집을 사야하며, 40대에는, 50대에는... 과 같은 '평균'의 인생 목표를 설정해 둔다. 사실 나를 비롯한 대부분 사람들은 이러한 가스라이팅에 맹목적으로 순응해오고 평균의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내가 뒤쳐지지 않는지 불안해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이 저자의 생각이 나의 고정관념을 깨부셔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생각해 볼 점이 많은 책이었다.

반응형